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나무 더보기 환승/김이랑 도로 위의 경쟁은 치열하다. 느닷없이 차가 앞에 끼어들고 멈춘다. 뒤차는 바짝 붙어 빨리 가라고 눈을 번뜩이고 신호등은 언제 빨간불로 바뀔지 모른다. 운전석에 앉아 불규칙한 흐름에 대처하다 보면 머리가 뜨끈해진다. 몇 해 전부터 대중교통으로 갈아탔다. 가는 곳마다 버스 번호와 노선을 익혔다. 볼일 있으면 조금 일찍 나서고 그다지 멀지 않은 길은 걸었다.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바로 가는 버스가 없으면 중간에서 갈아탔다. 내 길이 아닌 듯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다. 시대의 흐름에 소외된다는 노파심도 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잘한 불편이 몸에 익숙해졌다. 경쟁에 치이지 않으면서 마음이 느긋해졌다. 머리는 한결 가벼워졌다. 길을 가다가도 마음대로 멈출 수 있었다. 고개를 마음대로 돌릴 수 있게 되자 평.. 더보기 의자/장미숙 의자 장미숙 매장 앞 도로에 한 노인이 앉아 있다. 노인의 등이 낯설지 않다. 근처 마트 앞에서 자주 마주치는 노인이다. 낡은 파란색 조끼와 구부정한 등에 쌓인 세월의 그림자가 짙다. 노인은 인도와 차도 경계에 앉아 있다. 오늘은 햇볕이 달라붙은 시멘트 바닥이 그의 휴식천가 보다.. 더보기 오미자 선물 형부가 2018년에 문경에서 오미자 농사를 지은 것으로, 오미자 술도 담그고, 오미자엑기스도 담아서 보관했다가, 2019년 설 명절에 이웃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요렇게 선물로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했다. 더보기 [스크랩] 공터 / 최장순 공터 최장순 "내 젊었을 땐 덩치가 이마-안 했어." 호기 좋은 목소리를 따라 내 고개가 돌아갔다. 전철 휴게실 의자 옆, 두 팔로 아름드리나무를 껴안듯 포즈를 취하고 서있는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솔깃한 귀를 모아 앉은 또래의 노인들이 마치 무용담을 듣는 아이들 같다. 노인의 말을 .. 더보기 인사동 귀천 찻집 더보기 [스크랩] [제14회 동서문학상 수필 은상] 파를 다듬으며 / 신안호 [제14회 동서문학상 수필 은상] 파를 다듬으며 신안호 트럭에 쪽파가 산을 이루듯 쌓여있다. 골판지에 큼지막하게 써놓은 가격은 주부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으리만큼 착하다. 김장김치에 멀미가 날때쯤이면 봄기운을 안고 찾아오는 쪽파다. 가을 쪽파가 알싸하게 매운 맛이 있는데 봄 쪽.. 더보기 제주도-1 더보기 이전 1 2 3 4 ··· 59 다음